어느날 문득...

< 상도동 / 어느날 저녁 >

그때는 어렸다.
가난이라는 이름의 굴레에도, 내 눈에 보인 모든이들의 삶이 나와 같았기에 당연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온 가족이 이불한장에 따뜻하게 몸을 누일 자리만 있으면 자체로 행복이었다.
바람에 소리내어 우는 창틀사이로 한겨울 바람이 새어들어도 아늑했던 집에 대한 기억...

이제는 떠나온 자리에 대한 그리움을 반백의 나이가 되어서야 떠올렸다.
사라진 마을, 떠나버린 사람들. 그리고 잊혀진 기억들.
어린시절 뛰놀던 골목에는 왁짜지껄 떠들다 어른들에게 야단맞던 시끄러움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제는 기억속에만 남아 있는 소음이다.

어느날 문득 되돌아 봤을 때 다시 찾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낡음을 헐어내고 깨끗함과 부를 가져다 주는 멋진 집에 살게 되었지만 행복인가...